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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한밭춘추-독서는 종교가 아니다(강신철 교수)

작성일 2020-12-30 10:22

작성자 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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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 선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는 믿음은 유사 이래 인류의 전통처럼 이어져 왔다. 말로 전해지던 진리는 인쇄기가 발명된 후에 책 안에 들어가 글이 되었다. 이전에도 파피루스나 양피지와 같이 문자를 기록하는 원시 형태의 책이 있긴 했다. 그러나 중세 이전의 책은 대중과 시민에게 읽히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극소수 특수 계층의 지식 독점을 위한 도구였다. 종이와 금속활자 인쇄기가 만나면서부터 책은 대중이 진리를 접하는 매체가 되었고, 책을 읽는 행위, 즉 독서는 선하고 아름다운 진리를 추구하는 행위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인간은 학문을 만들고, 신을 만들고, 끊임없이 뭔가 완전한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 놓고 숭배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 습성이 이데아, 진리 등 다양한 것을 만들었다. 무언가 완벽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종교처럼 숭배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가상의 존재들을 만들어 놓고 일단 선으로 규정해 놓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거의 무비판적으로 탐닉하는 습성이 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독서는 누구에게나 좋은 것, 즉 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독서를 미화하는 경구나 일화는 많지만, 독서가 나쁘다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독서에 대한 이런 인식이 자칫 위험할 수 있다

[기사 원문 보기]=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453028#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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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