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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책과 야구(강신철 교수)

작성일 2020-11-05 09:26

작성자 김민영

조회수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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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7일까지 대전광역시가 주최하고 (사)희망의책대전본부가 주관하는 '지역 서점과 함께 하는 2020 책잔치 한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독서 행사를 홍보하기 위해 한화이글스 홈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와 한화 경기 일일 캐스터로 출연했다.

난생 처음 야구 중계석에 앉아 넓은 야구 잔디 구장을 내려다보니 한편으론 가슴이 탁 트이고 시원한 느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야구선수와 야구팬들이 신나게 노는 데 괜히 책 이야기를 해서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건 아닌지 은근히 걱정됐다.

다행히 2회 말에 책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안타가 터지기 시작했고, 책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계속 안타가 나와서 한화가 5: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3회 초에 2점을 내주었으나 전반적으로 경기의 흐름은 한화 쪽으로 기울었다. 책 이야기하는 도중에 자꾸 안타가 터지니 아나운서와 해설자마저 신기하다며 "책은 안타다!"를 외쳤다. 결국 한화가 NC를 11:6으로 누르고 신승을 거뒀다. 연패의 늪에서 헤매던 한화가 최강팀NC를 만나 큰 점수 차로 이기니 일일 캐스터로 출연했던 나도 면목이 섰다.

일견 독서와 운동경기 관람은 아무 관계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뇌의 인지 활동 측면에서 보면 둘은 상당히 닮았다. 둘 다 깊은 재미를 느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출된다. 야구의 경기규칙을 잘 모르고, 선수나 팀의 전적, 특징 등 축적된 지식이 없으면 야구 보는 재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독서도 제맛을 느끼려면 평소에 뇌 근육을 단련시켜야 한다. 흥미 있고 쉬운 책부터 시작해서 독서량이 축적되면 어려운 책도 술술 익히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독서 애호가들은 하루라도 책을 안 보면 좀이 쑤셔 못 배긴다. 안중근 의사도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一日不讀書口中生荊棘)"고 하지 않았던가? 운동이 건전한 신체를 유지하는 자양분이라면, 독서는 건전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영양소이다. 건강한 신체 못지않게 합리적 사유 능력을 갖추는 것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이하여 야구 홈런에서 느끼는 통쾌함을 독서를 통해서도 한번 맛보지 않겠는가? 강신철 한남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사)희망의 책 대전본부 이사장

[기사 원문 보기]=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446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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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