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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정치예능시대, 새롭게 등장한 엔터폴(백강희 교수)

작성일 2020-06-18 09:12

작성자 김민영

조회수 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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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소폰을 불고, 랩을 하고, 자신의 집을 소개하는 유명인.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 유튜브를 활용해 자신의 ‘개인적인’ 모습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정치인들이 늘고 있다.

정치인의 이런 모습이 그리 낯설지 않은 이유는 그동안 연예인을 비롯해 미디어 노출이 많은 유명인이 자신의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해 정치 영역에 참여하는 ‘폴리테이너’(politainer)로서 불리며 활동해왔기 때문이다. 정치인(politician)과 연예인(entertainer)의 합성어인 폴리테이너는 그동안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이나 연예인 경력의 정치인, 나아가 예능 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는 정치인을 모두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전ㆍ현직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등 정치인들이 지상파나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일상생활이나 개인적인 공간 등을 공개하며 표심 잡기와 감성적 여론전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기존의 폴리테이너와 다른 그룹으로 구분해 보게 한다. 폴리테이너가 정치 영역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유명인이라면 이들은 정치를 본업으로 삼는 정치인으로서 오락적 문법으로 공중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오락(entertainment)과 정치인(politician)의 합성어인 ‘엔터폴’(enterpol)이라 명명해 보고자 한다.

폴리테이너와 엔터폴 모두 감성적 소통을 통한 정치적 영향력 확대라는 원리를 공유하나, 각각 오락과 정치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그 차이점이 뚜렷하다. 엔터폴의 등장은 정치의 예능화와 맥을 같이 한다. 그간 정치라는 주제는 방송 영역에서 보도나 시사ㆍ교양 프로그램에서 주로 다뤄져 왔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유튜브를 개설해 운영하는 정치인이 늘어나거나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이 출연하는 기회가 확대되고 정치 시사 토크쇼 등 정치의 예능화를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다수 편성돼 왔다.

방송사와 엔터폴의 협력은 각자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파트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공중의 주목도가 높은 이들의 출연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있고, 엔터폴은 정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지지층을 더욱 결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심하게 선택한 이미지를 전달함으로써 외연을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 원문 보기]= http://m.cpbc.co.kr/paper/view.php?cid=781532&path=2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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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