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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히니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기(김창완 교수)

작성일 2018-10-10 09:39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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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1939~2013)에게 많은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199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그에게 열등의식을 가지고 있다니! 그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러나 그것은 시인의 입장보다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농촌 삶에 대한 자부심에 대해서였다. 히니에게 내가 놀라워하는 것은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노동에 대한 동경과 존경심이었다. 농촌에서 태어나 자란 나는 농촌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만 않은 까닭이다. 그곳에는 노동의 힘겨움이 있고, 환경의 열악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히니의 시에 농촌 삶은 너무 즐겁고 행복한 추억으로 형상화되어 있었다. 그에게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삽질은 노동을 넘어 예술의 극치에 닿아 있는 듯해 보였다.

그러한 열정과 사랑으로 히니는 그가 경험한 삶의 터전에서 얻은 전통과 토속성을 친밀한 필체로 그려냈다. 그는 아일랜드 정치적 상황에서 비롯된 투쟁과 갈등을 매우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로 인해 서정적인 아름다움과 윤리적인 깊이를 갖추어 일상의 기적과 살아 있는 과거를 고양시켰다는 평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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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