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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물관이 가진 인종주의의 기억(이진모 교수)

작성일 2018-08-08 13:30

작성자 장효진

조회수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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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그러들 줄 모르는 폭염에 지친 날 서늘한 박물관이 생각난다.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멀지 않은 그 곳엔 1만 9073㎡ 부지, 콘크리트 블록 2711개가 격자 모양으로 늘어서 있다. 학살된 유럽 유대인 추모비다. 설익은 슬픔, 부정적인 향기(Negative nostalgia)를 자아내는 낯익은 조형물이 아니다. 다양한 높이의 돌기둥 사이를 방황하며 방문객들은 생각에 잠긴다. 이것들이 던지는 의미가 도대체 무엇일까?

비석 같은, 돌무덤 같은 미로를 거닐며 역사를 여행한다. 질문과 애도, 기억과 화해의 장소. 추모비 지하에는 유대인 학살이 이루어진 역사적 현장과 피해자들의 고통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주는 종합 안내소(Infomation Center)가 있다. 지척의 거리엔 히틀러가 최후까지 머물다 자살했던 총통 벙커, 조금 더 가면 유대인 박물관이 나온다. 베를린은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으로 가득한 곳이자 과거사 극복을 위한 노력이 눈물겨운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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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