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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글이 먼저냐, 생각이 먼저냐(전성우 홍보팀장)

작성일 2018-06-27 11:46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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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라는 게 묘하다. 하얀 여백에 검은 글자를 채워가는 것은 글쓰기의 1%일 뿐이다. 99%는 보이지 않는 세계에 있다. 펜을 쥐거나, 자판 위에 손가락을 올릴 때, 비로소 머릿속에서 생각이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뒤섞여 있는 생각을 정육면체 큐브를 맞추듯이 이리 돌리고 저리 돌려서 색을 맞추고 모양을 만든다. 엉킨 실타래처럼 생각이 잘 안 풀려서 힘들고 지칠 때가 많다. 때론 내 안에 이런 기막힌(?) 생각이 숨어 있었나 하고 기쁨이 밀려올 때도 있다. 극히 드물지만.

더 빈번히 경험하는 건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이 바뀐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슈에 대해 처음엔 분명 ‘찬성’ 입장이었는데 집중해서 깊이, 더 깊이 생각의 길을 걸으면 어느새 ‘반대’ 푯말 앞에 서있기도 한다. 뭔가 잘못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생각은 움직이고 변한다. 처음엔 막연하고 즉흥적이었던 생각이 점차 글과 더불어 성숙하고 정돈되며 발전한다. 생각이 지나간 길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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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관리부서 : 홍보팀

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