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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일보] 자연의 숨결에 귀 기울이자(김창완 교수)

작성일 2018-06-14 09:14

작성자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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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오후는 두세 시간동안 유등천변을 따라 걸었다. 그동안 밀려 있던 원고를 정리하고 나선 산책길이었다. 요 며칠 사이 시원하게 부는 바람으로 발길은 한층 가볍고 흥겹기조차 하였다. 몸을 움직이니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지는 듯했다. 천변의 버드나무들과 어우러져 촐랑대는 냇물의 흐름에 나도 동참하니 세상은 한껏 부푼 기대감으로 다가오는 게 느껴졌다. 성큼 성큼 다가오는 여름의 햇살 속으로 걸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내 머리 위를 지나가는 구름에게 손을 흔들었다.

물가에는 백로가 한 마리 외발로 서있었다. 그 하나의 몸짓으로 유등천 전체는 더 완벽한 풍경으로 차오르고 있었다. 망초꽃 핀 언덕으로는 꽃과 풀들이 어울려 그 조화로 인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나무들과 물소리가 함께 하니 더 싱그러웠다. 질경이, 쑥, 강아지풀, 씀바귀 그 옆에는 뽕나무가 있고 그 사이에서 온갖 새들이 합창을 했다. 멧새, 물새, 이름 모를 새들에게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찔룩꿀룩새, 키득키득새 등.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니 이 세상은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며 서로 하나 되듯이, 생동감으로 가득 차오르는 것이었다. 화답하는 새들은 찌릿찌릿 찌릭찌릭 키득키득 쮜릭쮜릭 피피피피, 거기에 생뚱맞지만 황소개구리 한 마리도 게으른 울음으로 섞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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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