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골한마디

[답변]참 문제많고 말 많은 운동장

작성일 2011-08-10 18:12

작성자 정일규

조회수 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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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답변을 드린 바 있는 생활체육학과 정일규 교수입니다.

우선 서오택 학생의 의문은 학생으로서 당연히 품으실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에 대해 학생들 모두에 대해 '학교당국'이 보다 친절하고 상세한 설명을 통해 이해를 구했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학교'라는 명사에게 각 구성원이 저마다 갖고 있는 불만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도대체 누가 그 학교를 대변하고, 문제해결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는지는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이것을 명확하게 이해할 때 서오택 학생이 물으신 '누가 이 학교의 주인인가?'라는 물음에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어떠한 경위로 '축구장과 우레탄트랙'이 설치되었는지 설명드려야 할 것 같군요.
축구장과 우레탄트랙은 2010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운동장조성 지원사업에 우리 학교가 지원하여 선정됨으로써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받아서 설치되었습니다. 매년 굉장히 많은 학교나 지자체들이 이 사업에 지원하는 관계로 매우 높은 경쟁률 때문에 선정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운동장이 다른 학교에 비해 매우 넓고 배수로가 없는 투수 공법을 적용하여서 전체 공사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실공사의 위험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하여 FIFA공인 기준을 공사기준으로 내세워서 공사가 보다 엄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던 것이며 FIFA공인 자체가 비용을 더 많이 요구하는 요인은 아니었습니다.

이 지원사업에 응모하고 선정되는 과정에서는 시기적인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었음을 말씀드립니다. 왜냐면 우리학교의 사정 상 대체 운동장이 마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조잔디축구장'을 건립하게 될 때 학생들의 자유로운 이용이 제한될 수 밖에 없은 상황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사업에 응모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결정적 시기를 놓치게 되면 언제 다시 선정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또 한가지는 한남대학교가 인접한 TCIS(대전국제학교)를 미국장로회로부터 인수받게 되었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2학기부터는 그 운동장을 대체운동장으로 사용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상 시기를 조정할 수 없고 2010년 상반기 중에 공사를 마쳐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부득이 대운동장의 인조잔디축구장은 학생들의 단체활동이나 행사를 사전허가제로 시행하고, 야간이용 시에는 라이트 시설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료를 부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policy가 적용되지 않았던 초기 1-2개월 누구나 인조잔디축구장을 드나들면서 담배도 피고, 자전거도 건너다니고, 심지어 돗자리를 펴고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씹던 껌을 버리는 모습들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러한 사람들과 자주 실강이를 벌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몇사람이 축구공을 차는 것은 왜 안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들어와서 축구공을 차게 되면 결국 이것이 전면적인 개방으로 이어지게 될 수 밖에 없으며, 결국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시설물은 얼마가지 않아 무용지물이 되고 말기때문입니다.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결국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용이 제한된다면 물론 건립의 원래 취지가 퇴색되겠지요. 그러나 첫째, 항구적인 문제가 아니고 대안(대체운동장)이 마련될 때까지 한시적인 불편이며, 둘째, 한 측면에서 불편한 면인 있는 반면에는 보다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거의 매일 저녁에 나가보면 나이트 아래에서 축구동호회나 동아리가 나이트 사용료만을 지불하고 훌륭한 시설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하루 수백명의 주민과 학생들이 우레탄트랙과 주변 시설에서 거의 전천후로 운동이나 산책을 즐기고 있습니다.    

TCIS의 이전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언제 이전하는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아마 늦어도 올해 내로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까지는 학생들에게 매우 많은 불편을 줄 수밖에 없지만 소그룹의 축구나 야구 등의 활동은 현재 대운동장 동편의 소운동장을 이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렇지않아도 현재 관계자들이 모여 현재 운영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가급적 보다 명확한 이용수칙을 수립하는 중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목소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그렇다고 해도 축구장의 전면개방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서오택 학생이 이 학교의 주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듣고 싶은 대답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라는 것이겠지요. 맞습니다. 학교에서 학생은 존중받아야 하고 섬김을 받아야할 이 학교의 가장 소중한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주인'임에 틀림없겠지요. 또한 주인은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자유롭게 이용할 권리도 가지고 있지요? 문제는 너무 많은 주인이 있으면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축구부 역시 학기 중에는 많은 단과대학(10여개)과 학과(50여개 학과)의 단체이용에 밀려 충분한 연습시간을 갖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만일 이용시간에 이들의 응대에 문제가 있었다면 다시 주의를 환기시키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축구부는 학기 중에 홈 & 어웨이로 진행되는 U-리그 중부리그에서 11승 1무(무패)의 전적으로 영남대, 단국대 등 강팀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뉴스에도 여러번 나왔지만 아무래도 프로팀에 관심이 집중되다보니 잘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축구팀이 우리학교에 존재하는 것은 학교의 대외적인 홍보에도 그 의미가 있지만, 학생들이 축구팀을 하나의 매개로 해서 자부심과 애교심을 갖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축구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학기 중에 거의 매주 금요일 대운동장에서 축구경기가 열리는데, 관심과 성원을 부탁합니다.


참고로 기분을 물어보신다면 이런 경우에는 '객관식'이 썩 기분이 좋지 않군요.
왜냐면 물어보는 사람은 자신만의 정답을 가지고 있으니까요(객관식 안에).  
나도 교양과목을 객관식으로 출제하는데 심각하게 재고해야겠군요.

저는 한남대학교의 주인은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일규
생활체육학과
 

 


--------------------- 서오택 write --------------------
학기중 운동장에서 쫒겨나본적이있는 유경험자(2회) 입니다. 오정골 한마디에있는 외부인께서 올리신 글을보고 저 또한 궁금한점이 많아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답변해주시 대단히 감사하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1. 학교등록금에는 학교시설물에 대한 사용비용이 포함되었다고 판담되에도 불구하고 외부인뿐만 아니라 정작 학교학생들에게도 사용을 제한하는 이유는 ? 2. 학교운영수칙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학교운영수칙에는 운동장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을 위한 대처방안이 없는 이유는 ? 혹 있다면 그 위치는 ? (삼삼오오 친구들끼리 모여서 축구나 캣치볼할수있는 장소) 3. (객관식)운동장에서 관리인이나 운동중인 운동부에게 쫒겨날때의 대처방법은 ? 1)학교방침이니 입다물고 따라야한다. 2)싸운다. 3)잡힐때까지 도망다니며 운동한다. 4)비용얼마가 되었던간에 빚을내서라도 사용료를 지불한다. 5)촛위. 4. 운동부가 쫒아낼때 인상을 쓰며 자기것인것마냥 착각하는 이유는 ? (개인적으로 무서워요.) 5. 자유로운 사용이 보장되었던 흙운동장을 14억인지 15억인지 엄청난 비용을 들여가며 인조잔디구장으로 갈아엎고 FIFA의 인증을 받아냈건만 정작 뉴스에서는 한남대학교 축구부의 이름을 찾을수 없는 이유는 ? 6. (넌센스) 학교의 주인은 ? 7. (보너스) 이 글을 읽는 담당자나 관련인의 기분은 ? 참으로 궁금한게 많습니다. 우문현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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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수정일 : 2021-03-11